
pkg update
@pkgupdt@hl.pkgu.net
미쓰비시 자동차가 랜서 에볼루션으로 WRC에서 날리던 시절 엔지니어들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전자제어 시스템이 터보, 사륜구동, 스티어링 등을 자동 조절 하게 되면서 직접 조작의 경험과 감각이 풍부한 프로 레이서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었다고 한다. 터보의 경우 전자제어로 반응을 리니어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게 터보의 반응 특성에 익숙한 사람에게 좋을지 몰랐던 것.
하지만 실제로는 리니어리티를 올린 전자 제어 랠리카에 탄 레이서의 기록이 훨씬 좋았다고. 엔지니어에게는 엄청나게 복잡한 보조 제어를 하는 인위적?인 출력 특성의 엔진이었지만 정작 다루는 레이서에게는 출력을 직선적으로 쭉 뽑아주는 좋은 엔진일 뿐이었고, 오히려 귀찮은 출력 제어를 안 하니 더 중요한 코스 공략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 이후 미쓰비시 랠리카 팀은 전자제어에 올인하면서 기존 유럽 팀들을 압도하며 황금기를 구가한다.
AI도 그런 도구라고 생각함. 아직 우리는 AI가 뭘 잘 할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걸 찾으면 귀찮은; 일은 그거에 맡기고 인간은 인간이 잘 하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 그게 지금까지 인간이 해오던 일이라도 다른 일들이 줄면 그 성과는 또 달라지기 마련이다. 단기적으로는 직업들이 없어지는 문제는 분명 있고 대응이 필요하지만 강력한 도구가 주어지면 사람들은 더 많은 성과를 내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거라 낙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