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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국대 단상 부정적
홍명보호가 본선에 나설 때, 나는 3패를 예상했었다. 남아공이 1승 상대로 꼽히고 있었지만 아프리카 팀을 얕보는 건 한국인들의 나쁜 버릇이다. 브라질 월드컵 때 알제리도 그러다 졌으니까.
다만 체코가 상상 이상으로 엉망인 팀이었다. 아마 유럽 상대팀이 이런 상태로 본선에 임하는 건 내 생전에 다시 보지 못할 듯 싶다. 행정 미비로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오는 팀이 다시 있을 거 같지는 않다.
세밀한 전술 문제는 전문가들이 많이 이야기하니 내가 화난 점을 쓰자면, 바로 홍 감독이 보여준 표리부동한 축구다. 실용적 축구와 다르다. 월드컵에서 어쨌든 32강도 못 가는 경우의 수를 줄이려는 선택은, 그럴 수 있다. 철저히 비기려고 나왔고, 1골차 패배까지는 진출 가능성이 높으니 2골차 이상 패배만 전력 회피하고 싶었다면, 그렇게 말하고 그런 전술을 쓰면 된다.
하지만 홍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말로는 이긴다고 하면서 수비 배치는 2골차 패배 방지용이고, 정작 그걸 선수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니 선수들은 무의미한 움직임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었다. 골키퍼 선방 아니었으면 2번째 골도 실점했을 것이다. 감독의 면피를 위한 비겁한 경기였다.
감독이 최악의 여론 속에서 힘들기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면피에만 몰두하면 여론은 더 나빠지기만 한다. 역대 최강 전력으로 얻을 성적을 외국인 지도자의 영광으로 주기 싫었던 한국 축협과 명예 회복에 집착한 홍 감독의 무리수는, 결국 이 선수단으로 뭐하냐는 조롱 받는, 세계에 부끄러운 경기로 끝나 버렸다.